#15. 나 아직 여기에.

나 아직 여기 있다고,
잠깐의 눈길을 바라며
그렇게 희미한 진동으로 외치며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내 마음의 공간은 어쩔 수 없이 한정되어있어서
나, 그보다 더 큰 우주, 그 우주가 품은 푸른별.
그 찬란하고 영롱한 빛에 홀리어 대부분의 마음자리를 내어주었나보다.

아주 가끔.
감각해내기도 힘든 희미한 진동이
어느 구석즈음에서 느껴지기는 했으나
티끌 같아져 버린 그에게 눈길한번 주는것마저 사치로 느껴졌으므로.

책임이랄까, 책임이라고 하기엔 너무 거창하다.

그래, 홀리었다고 해두자.
그 아름다운 나선팔의 은하에서 뿜어져나오는 찬란한 빛과 그 뻗어나감에.
그들의 미래에.

얼마나 지독하게 헤매었는지
무엇이 실체인지 분별하는것 조차 쉽지않다.

무엇을 원하느냐고 수십번 되뇌어도
좀처럼 답이없는걸 보니
대답하는 법 마저 잊어버린걸까.

이것이 우주의 섭리일까.
티끌에서 하나의 광활한 우주로 태어나 다시 티끌로 돌아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억하고싶은 것은
태양 주위를 도는 행성에게도 그 나름의 궤도가 있고
그 생명을 유지하기위한 적당한 거리가 있다는 것.

그리고 그 행성 주위를 돌며 보살피고 있는 또 다른 위성이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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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정의.

나는 정의가 아니다.

고로 나에게는 타인의 잘잘못을 서술할 어떠한 자격도 없는것이다.
나 스스로 절대자가 아닌데 그 누구를 깎아내릴것인가.

세상에 존재하는 생명체중에 절대 정의는 어디에도 없다.

다만, 정의에 가까운 삶을 살도록 부단히 고민하고 노력하며 닮아가는 것.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임을.

입을 무거이하고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삶이 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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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Further deeper.

점점 사람사이에 있는것이 불편해진다.
온전히 '나'일 수 없는 나날들이 이어져와서일까.

나를 마주하지 못하는데 그 누구를 마주할것이며,
나를 모르는데 그 누군가를 알고싶어 하겠는가.

타인에 대한 호기심의 결여.
가라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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